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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의 맹공격서 브랜드를 살리고 싶나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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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uru] PL의 맹공격서 브랜드를 살리고 싶나
그렇다면 유통업체를 절대 떠나지말라
브랜드 연구 분야 세계적 석학…장 노엘 캐퍼러 HEC 교수
기사입력 2014.01.24 13: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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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과일주스 브랜드 팜프릴(Pampryl)은 한때 최고 점유율을 누렸지만 시장점유율이 점점 하락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대형마트인 오샹이나 슈퍼 U가 자체 브랜드(PLㆍPrivate Label)로 내놓은 주스에 고객을 계속 빼앗겼던 것. 고객들이 
오샹 주스와 팜프릴 차이를 못 느끼면서 가격이 비싼 팜프릴 인기는 시들해져갔다. 시장점유율이 4위까지 하락하자
팜프릴은 패키지에 변화를 줬다. 패키지 업체와 협력해 `바렉스`라는 당시로는 혁신적인 패키지를 들고 나온 것이다. 새로운 투명 플라스틱 용기였는데 유리 용기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신선도를 높이는 데 문제가 없었다. 소비자들은 마트 
자체 상품에서 볼 수 없는 가볍고 투명한 패키지에 열광했고 몇 달 만에 팜프릴은 잃어버렸던 시장점유율을 되찾았다. 

바야흐로 대형마트 전성시대다. 이마트 오샹 등 대형마트는 막강한 유통채널을 바탕으로 영역을 가리지 않고 PL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반값 피자` `통 큰 치킨` 등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기존 브랜드들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브랜드들은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 자사 제품 가격을 확 낮추든지, 아니면 PL 제품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혁신을 통해 차별화해야 한다. 전자를 택하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후자를 
택해야 한다. 팜프릴이 그랬다. 패키지를 혁신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브랜드 연구 분야 세계적 석학인 장 노엘 캐퍼러 HEC 교수는 "대형 유통업체 영향력은 이미 기존 브랜드가 맞설 수 없는 수준까지 커졌다"며 "브랜드들은 이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해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노엘 캐퍼러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한국에서는 유통업체 영향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유통 파워가 제조업 브랜드를 능가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유제품 제조기업 다농을 예로 들어보자. 다농은 전체 매출 중 21%를 대형마트인 카르푸를 통해 얻는다. 그러나 카르푸 매출에서 다농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가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는 것은 어렵다. 이제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를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유통업체가 내놓은 PL 제품 시장점유율 역시 매우 높아졌다. 지난해 유럽 일용소비재 시장에서는 PL 제품 점유율이 50%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은 경제가 성숙하면서 더욱 강해질 것이다. 경제 수준이 높은 독일이나 영국 같은 나라일수록 PL 
제품 위력이 더 크다. 

-PL 등장으로 기존 브랜드들이 누리던 고객 충성도는 약해졌나. 

▶사실 소비자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물건을 구입하는 저관여 제품에서 브랜드는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애초부터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았다. PL 제품이 브랜드 제품에 비해 품질이 크게 낮지는 않은데 가격은 절반일 정도로 매우 낮다. 이제 브랜드 제품은 PL 제품과 가격이 차이 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PL 제품도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가. 

▶행동면에서 충성도를 말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값싼 PL 제품이 품질까지 그럭저럭 괜찮으면 소비자들은 반복해서 찾을 것이다. 

그러나 가치 측면 충성도는 아니다. 가치 측면에서 매력적인 제품이 되려면 가격뿐만 아니라 구매할 때 특별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줘야 한다. 가격이 낮다고 모두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케아가 가격이 싸다고 인기가 좋은 게 아니었다. 소비자들이 이케아 디자인과 조립 방식에 흥미를 느끼고 소유하려 
했기 때문에 사랑받는 브랜드가 됐다. 이것을 보면 PL 제품의 한계를 알 수 있다. 

-기존 브랜드가 유통업체 영향력에서 벗어나 과거와 같은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방법이 있는가. 

▶혁신만이 소비자 충성도와 관여도를 높이는 길이다. 브랜드 혁신 강도는 최근 2년 내에 출시된 신제품 매상이 전체 매상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결정된다고 본다. 혁신 강도가 세고 주기가 빨라지면 비율이 높아진다. 그러면 PL 제품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소 하도급업체를 활용해 기존 브랜드를 모방하는 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혁신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자들이 재구매하게 만드는 요소를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제품, 콘셉트,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가능하다. PL 제품과 브랜드 제품 가격 차이를 정당화할 정도로 제품 질이 좋아지면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 제품으로 콘셉트를 전환하는 것도 PL 제품은 시도하지 않는 혁신이다.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본다면 브랜드 제품은 기존에 구축한 서비스망이 있기 때문에 PL 제품을 제치기 쉽다. 예를 들어 
유통업체에서도 자체 브랜드로 소형 가전을 팔 수 있으나 한계가 있다. 기존 브랜드 제품과 같은 AS망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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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파워는 소비자에 대한 높은 접근도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젠 빅데이터를 통해 제조업체들도 유통업체만큼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직접 타기팅할 수 있지 않나. 

▶IT기술이나 빅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유통업체는 소비자 전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예전부터 세분화해서 관리해왔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정보만 알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유통업체보다 열위라는 
점을 인정하고 현재 시장에서 유통업체를 능가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브랜드 역할은 현재 시장에 대한 분석이 아닌 미래 시장에 대한 투자에 
있다. 시장 조사를 통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광고를 통해 시장을 자극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기존 브랜드들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나. 

▶PL 제품에 대항해 가격을 무조건 낮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비싸도 된다. 다이슨은 일반 청소기 
가격에 비해 네 배가 넘는 진공청소기를 내놨지만 최초로 먼지주머니가 없는 청소기였다는 데 소비자들은 주목했다. 가격은 부차적인 것이 됐고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가격 할인을 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무조건 삭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아예 유통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제품숍을 열면 어떤가. 

▶제조업체가 롯데나 신세계 백화점 중 어디에 입점할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루이비통이 아니지 않은가. 유통 채널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여기에 대항하기보다는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판매대를 잘 활용해야 한다. 마트 선반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자존심은 잊어라. 물론 독자적인 제품숍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 판매망을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유통업체들 가격 할인 요구에 제조업체들은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어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가격 할인 요구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품질과 혁신으로 승부해야 한다. 만일 신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판매 영역을 개척한다면 유통업체들이 가격 후려치기를 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기저귀 회사 팸퍼스는 저가 라인 기저귀도 만들었지만 고가 라인에서는 계속 혁신을 했기 때문에 유통채널 측 가격 할인 요구를 약화시킬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에 입점하기 위해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돈을 많이 지불하고 입점하는 사례도 있다. 

▶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로 나가야 한다. 수수료 때문에 마진은 낮아지겠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봐서 브랜드를 알려 매출을 늘릴 수 있다면 대형마트에 입점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대형마트로서도 다양한 제품을 제시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줄 수 있는 만큼 서로 윈윈이 될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브랜드 경험에 적극적인 소비자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특정 브랜드 사용자들만 모으지 말고 장래에 그 브랜드를 쓸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들을 위주로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저귀 회사 팸퍼스라고 하면 팸퍼스 기저귀를 쓰는 소비자들을 위주로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육아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제품을 선전하고 경험하게 
하면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 He is…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HEC 마케팅전략 교수다. 데이비드 아커, 케빈 레인 켈러와 함께 브랜드분야 3대 석학으로 
꼽힌다.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을 최초로 제시하며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려면 지속성ㆍ일관성ㆍ현실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미국 아시아 기업들을 상대로 브랜드 전략에 대해 활발하게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아모레퍼시픽 리인벤팅 작업에 참여했다. `뉴 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브랜드와 유통의 전쟁`이란 책을 저술했다. 


출처: 매일경제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7221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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